5부: 협업의 시작
다음 날 아침, 지환은 여느 때처럼 커피 한 잔으로 하루를 시작했다. 그러나 오늘은 그저 루틴을 반복하는 날이 아니었다. 그는 소라와 함께 만들어갈 새로운 프로젝트에 대한 구체적인 구상을 해야 했다.
책상에 앉은 지환은 노트를 꺼내 자신과 소라가 논의했던 아이디어를 정리하기 시작했다. 소규모 사업자를 위한 맞춤형 영어 홍보자료. 그중에서도 가장 첫 단계는 무엇이 되어야 할까? 그는 자신이 영어 교육자로서 가장 잘할 수 있는 부분과 소라의 디자인 감각이 빛을 발할 부분을 나누어 생각해보았다.
1단계: 소규모 사업자를 위한 영어 이메일 템플릿 제공
2단계: 간단한 홍보 문구와 슬로건 작성법 강의
3단계: 소라가 이를 시각적으로 살려줄 맞춤 디자인 추가
머릿속에서 하나둘 구체화되는 계획들에 흥분한 그는 바로 소라에게 전화를 걸었다.
"소라 씨, 제가 아침에 아이디어를 정리해봤는데, 이걸 작은 단계로 나눠서 시작하면 어떨까요? 첫 번째로는 이메일 템플릿을 만들고, 그다음에 짧은 문구 강의를 추가하는 식으로요."
소라는 그의 열정에 금세 화답했다.
"너무 좋아요! 저도 아이디어가 몇 가지 떠올랐어요. 홍보 문구와 함께 사용할 수 있는 간단한 아이콘이나 그래픽 요소를 디자인하는 것도 고려해봤어요."
두 사람은 전화를 통해 곧바로 실행 계획을 세웠다. 우선 각자의 역할을 정하고, 1주일 후 첫 시안을 교환하기로 했다.
첫 번째 미팅
일주일 후, 두 사람은 작업물을 들고 소라의 작업실에서 만났다. 소라의 공간은 그녀의 개성을 그대로 드러내는 듯했다. 곳곳에 배치된 다양한 디자인 작품과 따뜻한 조명이 지환을 편안하게 해줬다.
"지환 씨, 제가 만든 첫 시안이에요." 소라는 밝은 미소와 함께 몇 가지 디자인 시안을 보여줬다. 각 디자인에는 지환이 작성한 영어 템플릿과 슬로건 문구가 깔끔하게 어우러져 있었다.
"와, 이건 정말 대단한데요? 이렇게 보니 제가 쓴 텍스트가 완전히 다른 차원으로 보이네요."
지환의 칭찬에 소라는 쑥스럽게 웃었다. "다행이에요. 이제 지환 씨만의 색깔을 더 입히면 될 것 같아요."
결정적인 순간
그들의 첫 작업은 워크숍에서 만난 또 다른 참석자인 중년 창업자 김진욱 씨에게 시범적으로 제공되었다. 진욱 씨는 최근 자신의 수제 가죽 공방을 홍보하기 위해 영어로 된 자료를 만들고 싶어 했다.
"진욱 씨, 이건 저희가 준비한 샘플입니다." 지환이 자신감 있게 말했다.
김진욱 씨는 자료를 보며 눈이 반짝였다. "이거 정말 멋지네요. 이런 퀄리티라면 바로 활용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들의 첫 고객이 생긴 순간이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지환은 문득 워크숍에서 들었던 한 말이 떠올랐다.
"당신이 가진 모든 걸 다하지 않아도 돼요. 첫 발걸음이 중요한 거죠."
그는 자신이 바로 그 첫 발걸음을 내디뎠음을 깨달았다.
밤이 깊어지자, 그는 다이어리를 꺼내 다시 적었다.
"협업은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채우는 과정이다. 오늘 나는 소라 씨와 함께 만들어가는 이 프로젝트가 얼마나 소중한지 느꼈다. 이제 진짜 도약의 시작이다."
다이어리를 덮으며 지환은 내일을 기다렸다. 제2의 인생을 설계하는 여정이, 조금씩 빛을 발하기 시작하는 느낌이었다.